바라기

풍경을 본다


하늘에 구름 가고

들풀에 바람 가고


일상을 돌리러

사람은 집에 나서 밖에 가고


움직이는 것들이라고는

알알이 날벌레, 깡깡 여치,

매앰 매앰 매미

그러한 풍경을 심드렁히 볼 뿐이다


바닥에 납죽 엎드려 때를 가늠한다

등 따숩고 배 찰 때, 해는 중천

등 선하고 배 몽골할 때, 그릇이 채워질 때


그릇이라는 것이

밥그릇인지, 네놈이 집 나서 빈 허함인지는

네 낯짝을 보고 물어볼 것이다


세게 물지는 않고 왕왕 짖어 물어볼 것이다


네놈이 올 때는 이미 알고 있기에

개밥바라기가 뜬 해 질 녘에


아리송한 내 마음을 네게 왕왕 물어보고자 한다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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